나의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이 마치 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수단 내지는 관문처럼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이 좋은 기업에 들어가기 위하여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고 합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하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까지 온 힘을 다해 공부하는 것이 요즘 세대가 학창 시절을 보내온 방식입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여 꿈꾸던 대학에 들어간 후에, 혹은 원하던 기업에 취직한 후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신이 기대했던 삶과 괴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의미 없는 이론을 배우기에 급급합니다. 회사에서는 내 성향과 맞지 않는 일을 해내느라 고역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내향적인 사람이 '나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영업직보다는 혼자 책상에 앉아 디자인을 할 수 있는 UI/UX 디자이너가 될래'라고 생각한 사람이 실제로 UI/UX 디자이너가 되고 난 후에는 상당히 당황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UI/UX 디자이너야 말로 기획자, 개발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디자인을 최적화시켜 나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자신을 탐구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기회가 현저하게 적습니다. 학창 시절의 대부분의 시간이 대입 시험에서 한 문제라도 더 맞히기 위한 일명 '시험 잘 보기 스킬'을 배우는 데에 할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학생들은 그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모두 동일한 경로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사람은 말이 아닙니다. 각자의 적성이 모두 다른 개성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남에게는 정답인 길이 나에게는 아닐 확률이 큽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더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일반적인 삶의 틀이 있지만, 그 틀이 반드시 나에게 맞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깊게 생각하고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적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무작정 나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경험에 기반하여 스스로를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때 직업 적성 검사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직업 적성 검사는 나의 성향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나와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군을 알려주는 심리 검사입니다. 시중에 여러 가지 직업 적성 검사가 개발되어 있지만, 저는 워크넷에 올라와있는 대한민국 고용노동부에서 직접 개발한 버전을 추천합니다. 국가에서 개발한 만큼 신뢰할 수 있고, 총 12가지의 검사 중에서 나의 상황에 맞는 검사를 골라서 응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직업 선호도 검사, 성인용 직업 적성 검사, 직업 가치관 검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직업 선호도 검사
흔히 직업을 결정할 때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교집합을 찾으려고 합니다. 직업 선호도 검사는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분야, 관심 있는 직업과 같은 나의 흥미를 바탕으로 나에게 적합한 직업을 알려주는 검사입니다. 즉,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검사라는 뜻입니다. 직업 흥미는 크게 현실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관습형으로 분류되며 이 중에서 나의 직업흥미는 어느 분야에서 높게 나타나는지 육각형 모양으로 나타나는 검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업 선호도 검사는 짧고 간단한 S형과 길고 더 깊이 있는 L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S형은 검사하는 데에 25분, L형은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검사결과 형태도 다르게 나옵니다. S형 검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받아보고 나면, 좀 더 구체적인 검사 결과가 궁금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L형도 실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을 할까 고민이신 분들은 오히려 L형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성인용 직업 적성 검사
직업 선호도 검사가 나의 흥미를 찾는 검사였다면, 성인용 직업 적성 검사는 나의 적성을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즉,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라는 뜻입니다. 약 80분이 소요되며 검사 결과에서는 총 11개의 직업 적성에 대한 나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업 적성의 예로는 언어력, 추리력, 수리력, 상황판단능력, 공간지각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있습니다. 이 검사는 나의 흥미와 관련 없이 나의 적성만을 기반으로 적합한 직업군을 알려주기 때문에 평소에는 전혀 고려해 본 적이 없는 의외의 직업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흥미는 없어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니 이번 기회에 그러한 직업군들을 눈여겨본다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3. 직업 가치관 검사
직업을 선택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흥미와 적성에 기반하여 진로를 탐색하는 것을 넘어 직업 가치관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투입함으로써 보다 정교하게 나에게 맞는 진로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요시간은 약 20분으로 매우 간단한 편입니다. 검사 결과는 직업안정, 자율성, 사회적 공헌, 일과 삶의 균형, 경제적 보상 등의 가치관에 대한 나의 점수를 보여주며, 각 가치관에 적합한 직업군을 함께 제시해 줍니다. 또한, 내가 희망하는 직업의 가치관 모양과 나의 가치관 검사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막연히 꿈꾸던 직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수치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세 가지 검사 결과를 모두 실시한다면 나에게 적합한 직업군을 약 30개가량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서로 겹치거나 유사한 직업군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해당 분야로 진로를 준비한다면 나에게 맞는 길을 찾는 데에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이는 나중에 그 직업에 종사하게 될 때, 내 생각과 달라 후회하거나 실망하게 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중에 다양한 직업 적성 검사를 통해 남들이 맞다고 하는 길이 아닌 나에게 진정으로 맞는 길을 찾아나가길 바랍니다.